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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순
[중앙일보] 레이저·보톡스 내 몸으로 체험 후 시술 … 매달 서울역 찾는 ‘지하도의 슈바이처

[& health] 레이저·보톡스 내 몸으로 체험 후 시술 … 매달 서울역 찾는 ‘지하도의 슈바이처’
 
[병원 탐방] 대치동 신학철피부과
 
 
레이저 기기가 새로 나오면 자신의 몸에 먼저 시술한다. 시술 후에는 목욕을 하거나 거칠게 때를 밀기도 한다. 어떤 상황일 때 흉터가 제일 적게 남는지 알기 위해서다. 이렇게 20년을 지내니, 다리에는 털 한 가닥 남지 않았다. 팔과 다리 곳곳에는 흉터가 가득하다. 안전한 시술을 위한 피부과 전문의 신학철(58·신학철피부과 원장·사진)씨의 노력은 이렇게 스스로의 몸에 훈장을 새겨놓았다.
 

수많은 피부과가 밀집한 강남, 신 원장은 이곳에서 입소문만으로 성공한 몇 안되는 의사다. 그에게는 몇 가지 철칙이 있다. 국내에 레이저가 도입된 90년대 초반 레이저 시술을 시작한 레이저 치료 1세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 마다 외국을 찾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학회에 참가해 기기에 대해 배우고 미국·스웨덴·일본·호주 등 권위자들로부터 레이저 치료와 화학적 박피술, 모발 이식술에 대한 개인 연수도 받았다.
 
무엇보다 환자의 치료에 레이저 기기를 이용하기 전, 먼저 자신 또는 가족의 몸에 시술한다. 이렇게 결과를 확인한 후에야 환자에게 사용한다. “90년대 초반 주름살 제거 레이저 기기가 나왔을 때, 미국 UCLA를 찾아 제 손등에 직접 시술해봤어요. 그날 저녁, 하지 말라던 샤워를 하고 때를 밀었죠. 매일 그렇게 했더니 흉터가 남더라고요. 다음 번에 다시 시술했을 때는 주의하라는 대로 조심스럽게 관리했더니 괜찮더라고요.” 시술의 안정성 뿐 아니라 시술 후 관리 방법까지 몸소 체험하는 것이다. 신 원장은 “내가 해봐야 환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턱 쪽의 주름을 없애고자 보톡스 시술을 상담한 환자를 위해 자신의 턱에 먼저 시술했다. 시술 후에도 표정을 자연스럽게 지을 수 있는 보톡스 시술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별로 어색하지 않다는 반응을 얻었지만 신 원장은 만족하지 못했다. “주름은 펴졌는데 표정이 부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지금은 환자에게 시술할 수 없어요. 시간이 지난 후 다른 포인트에 시술해서 포인트를 찾아야죠.” 같은 방법으로 다른 부위의 시술 포인트를 찾았다.
 
신 원장의 병원에는 레이저 기기만 20여대가 넘는다. “레이저 빛은 고유한 파장이 있고 이 파장에 따라 치료되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질환에 따라 레이저 기기를 달리 해 치료하면 결과가 좋다”는 것이 신 원장이 설명이다. 새로운 기기가 나왔을 때는 주저하지 않는다. “컴퓨터도 286에서 386·486·펜티엄으로 업그레이드 되듯 레이저 기기도 마찬가지예요. 새로 나오는 기기일수록 통증이 적고 흉터가 적게 남으니 구입을 망설일 수가 없죠.” ‘강남’이라는 지역의 특성도 그의 도전을 재촉한다. “강남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려면 늘 새로워야 해요.” 많게는 2억원에 이르는 기기들을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안정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고가의 장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어요. 대신 외국에 나가 내 눈으로 보고 학회에 참석한 후에 기기를 선정하니까 위험 부담이 적죠.”
 
풍부한 임상과 첨단 기기를 두루 갖춘 만큼 이 병원은 연일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간혹 진료실을 찾았다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다. 신 원장의 솔직함이 이유다. “저는 시술 전에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는지 환자에게 정확히 말해줍니다. 기대치가 너무 높은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죠. 하지만 치료는 좋아지라고 하는 건데 잘못하면 오히려 나빠질 수 있으니 잘 알고 받는 게 중요하죠.” 발길을 돌렸던 사람들은 대부분 다시 신 원장을 찾아온다.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제 말이 맞는 거죠. 이제는 신뢰가 쌓여 믿고 따라와주는 환자들이 더 많습니다.”
 
의사를 추가로 고용하지 않는 것도 신 원장의 철칙 중 하나다. “저에게 치료 받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인데 다른 의사가 진료하면 실망하잖아요.”
 
신 원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가 바로 ‘의료 봉사’다. 지난 3월에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의료봉사를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 최고권위의 의료봉사상인 ‘보령의료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봉사는 군 전역 후, 병원을 개원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시각장애인이 병원을 찾아왔는데, 신 원장이 치료를 한 뒤 “진료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자 불쾌한 기색으로 오히려 만원짜리 한 장을 내놓고 갔다. 그 일을 겪은 다음부터 생각을 달리 하게 됐다. 값싼 동정 대신 병든 이웃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사는 곳을 찾아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병원 점심 시간을 이용하다 보니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지만 개의치 않았다. 병원을 이전하게 되더라도 인근 복지관을 알아보고 계속해서 봉사를 다녔다.
 

(생략)
 

글=송정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출처: 중앙일보(2012.6.7)  
원문: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6/07/8021152.html?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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